지난주 월요일 아침에 문득 첫째 아이의 손에 붉은 반점이 있는 것을 보고 저녁에 병원에 갔는데 수족구가 의심된단다. 게다가 수족구 계열 질병은 전염성이 있어 둘째와도 격리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게 무슨 일인가??? 어디서 전염된거지? 어린이집? 병원? 마트? 아니면 다른 곳??? 정신없이 첫째는 와이프와 함께 처가로, 난 부모님을 불러 우리집에서 둘째를 봐달라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 첫째는 어느정도 치료가 되어 이제 집으로 가도된다는 명을 받고 엊그제 와이프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제 부모님이 댁으로 돌아가시고 내가 오랜만에 둘째를 케어했는데...부모님과 잘자던 둘째가 새벽1시반에 벌떡 일어나더니 안잔다. 분유를 줘도 안자고, 놀아줬는데도 안잔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업어주고 안아주는데도 안잔다. 그렇게 새벽4시가 되었다. 게다가 운다. 둘째가 울때마다 간담이 서늘하다. 첫째도 깨면 매우 상황이 안좋아진다. 그냥 그날 하루는 잠 다 잔거다. 억지로 둘째를 재워보려고했지만 안잔다. 점점 내 마음 깊숙한 곳의 악이 올라온다.
"좀 자라!" 어금니 꽉 깨물고 둘째한테 자라고 협박한다.
"?"
당연히 안 통한다.
새벽4시에 둘째가 미워지는 내 자신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아...나는 진짜로 아빠자격이 없는 사람이구나. 고작 이런 일로 힘들어하고, 내가 만든 내 자식을 순간적이나마 미워하다니. 난 못된 아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새벽4시 좀 넘어서 겨우 재웠더니 6시에 또 깬다. 운다. 사납게 운다. 이건 밥 달라는 거다.
밥을 주니 이번에는 조금 일찍 잠든것 같다. 둘째를 다시 눕히니
벌떡
이제는 첫째가 깬다.
아빠?
아가?
우리 둘 다 부른다.
제기랄 오늘은 이렇게 끝나는 구나
그 소리에 맞춰 둘째도 같이 일어난다.
와이프는 일주일동안 어린이집 못간 첫째의 집중케어로 체력과 정신력은 예전에 고갈되어 저기 기절해있다.
아.....이런 신발....
연년생 육아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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